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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Game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무쥬라의 가면

by 세일린 2020. 11. 24.

 

한달 전쯤에 갑자기 포켓몬 구작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집에 있는 구작다수로 블화2를 구해서 해봤는데 예전에는 작다수가 큰다수보다 낫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래도 화면이 큰게 좋더라구요. 열시간 가까이 진행했지만 과감하게 포기하고 뉴큰다수를 구했습니다. 단종된 지가 꽤 지나서 중고를 구해야하더라구요. 저는 웬만하면 게임기를 신품으로 사는데.. 그래서 돈을 더 주더라도 S급으로 구했습니다. 중고나라에서 구했는데 총 플레이 시간은 30시간 정도 되는 아주 깨끗한 제품을 샀습니다.  전 주인분이 몬스터 헌터와 슈퍼 마리오 딱 두개 타이틀만 하고 보관해두신 모양이더라구요.

 

블화도 1부터 시작해보자 해서 친구한테서 화이트1, 2 칩을 받았습니다. 저는 블랙1을 일본어판으로 깨봤는데 당시 일본어 실력이 아주 낮아서 무슨 이야긴지 기억이 하나도 없거든요. 지금 해보는데 마을이고 뭐고 전부 처음 보는 거라 아주 신선합니다. 어쨋든 이왕 삼다수니까 3DS 게임도 하나 해보자 해서 시간의 오카리나를 해봤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 사실 클리어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그냥 맛만 보자는 생각이었거든요. 어느새 포켓몬은 뒷전으로 하고 시간의 오카리나와 무쥬라의 가면까지 클리어해버렸습니다. 총 플레이 타임은 시오는 27시간, 무쥬라는 30시간이었습니다.

 

- 시간의 오카리나 3D

 

20년 전 제가 초등학생 시절일 때부터 워너비였던 게임입니다. 옆집 형이 닌텐도 64와 시간의 오카리나를 갖고 있었거든요. 거의 매일 놀러다녔는데 옆집 형이 시오를 플레이하는 것을 구경하며 정말 갖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아버지께 맨날 닌텐도 64를 갖고싶다고 노래를 불렀고 결국 아버지가 콘솔을 하나 사오셨는데 하필 플스1이었습니다. 언어의 압박도 있고 당시 게임 지능과 실력으로는 RPG 같은 것은 꿈도 못꿔서 결국 캐쥬얼한 무슨 오토바이 레이싱만 주구장창 했네요. 그때 닌텐도 64가 아니라고 엄청 투정을 부렸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게임을 실제로 해보니 지금 접해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적에 했다면 금방 접지 않았을까 싶어요. 현대 게임을 해도 이렇게 층을 왔다갔다 하며 퍼즐을 푸는 게임은 많지 않을 거랑 생각이 들어요. 옛날 게임이라 많이 불친절할거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스토리나 던전 진행에서 그런 부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물론 가끔가다 굉장히 뜬금없는 부분이 있어서 공략을 보고 했지만 대부분은 이렇게 생겼으면 어떻게 하겠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놓았더라구요. 다만 L주목 시스템은 오른쪽 아날로그 스틱으로 시점을 자유롭게 조정하는 것이 보편화된 현대 게이머에게는 꽤나 난관이었습니다. 제가 발컨이기도 하고 L주목으로 타겟팅을 하면서 회피하기가 어려워서 보스전은 고전한 적이 많았습니다.

 

퍼즐 완성도도 훌륭하고 전투도 재밌고 왜 시오가 마스터피스로 불리는 지 알겠더라구요. 20년이 지난 지금 해도 조금 불편할 뿐 게임 자체에는 감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 무쥬라의 가면 3D

 

시오가 정석적인 일직선 진행이라면 무쥬라는 사이드 퀘스트가 많은 작품입니다. 어쩌면 최근에 우리가 접하는 게임들과 더 닮아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던전은 4개밖에 없지만 사이드 퀘스트를 깨러 돌아다니느라 플레이 시간은 더 길었습니다. 그런데 던전 수가 적다고 무시할게 아닌게 던전이 엄청 매워서 3번째 던전은 공략을 꽤 참고했고 4번째 던전은 거의 공략을 같이 보면서 진행했습니다. 3번째 던전은 물레방아와 밸브를 이용해서 물의 흐름을 조정해야 했는데 결국 공략을 보고야 어떻게 해야할 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공략을 처음부터 보고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고 막힐 때마다 빠른 진행을 위해 공략을 참조했는데 많은 부분에서 막히면서 그렇게 되었네요.

 

시오때도 NPC들이 시간 변화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게 신기했는데 무쥬라는 아예 3일 일정이 짜여져 있어서 정말 이 세계에 와있는 기분이 듭니다. 사이드 퀘스트를 통해 NPC의 생활상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카니발에 공연을 할수 없게되어 좌절하고 있는 고먼 좌장을 사운드 테스트를 통해서 눈물 흘리게 하는 퀘스트가 기억에 남네요. 처음에는 가면을 전부 모으려면 꽤나 고생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이드 퀘스트를 하나하나 깨다보니 손쉽게 다 모을 수 있었습니다. 3일 제한이 빡빡할 거라고 지레 겁먹고 있었는데 3번째 던전에서 너무 헤매서 시간이 촉박했던 한번을 제외하면 시간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게임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몰입감이 올라가고 풍부한 사이드 퀘스트가 만들어진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스인 무쥬라는 귀신 가면을 끼고 한번 잡았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내 힘으로 잡아봐야 하지 않겠나 해서 토끼 머리띠를 끼고 한번 더 클리어했습니다. 젤다 역대 보스 중 어려운 편이라고 해서 겁먹었는데 샤토 로마니 버프를 먹은 빛의 화살로 의외로 쉽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 총평

 

저는 시오보단 무쥬라를 더 재밌게 했습니다. 사이드 퀘스트도 재밌었고 던전도 훨씬 어렵지만 도전적이었어요. 그리고 편의성 측면에서 발전한 점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C스틱을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대검이 X/Y버튼에 올라가서 방패와 양립 가능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시오에서 극딜을 위해 빅고론도를 들고 다녔는데 방패를 꺼내야할 때마다 아주 난감했거든요.

 

내년이 젤다 35주년이라고 하면서 마리오처럼 스위치로 구작 이식 썰이 돌더라구요. 시오와 무쥬라 N64(혹은 게임큐브) 버전이 이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편리해진 3DS 버전을 해봤으니 이제 불편한 N64 버전을 해도 적응할 수 있을 거니까요. 다만 그래픽은 걱정이네요. 3DS 버전까지는 큰 위화감 없이 할 수 있었는데 N64 버전 스샷은 2020년의 관점으로 보면 솔직히 심각하거든요.

 

이제 시오, 무쥬라를 깼으니 3DS의 남은 하나인 신트포2를 할지 다른 것을 해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15시간 하고 접은 야숨도 다시 잡아보고 싶구요. 그래도 일단은 당분간은 게임 클리어의 성취감과 뿌듯함을 즐기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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