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 축제를 구경하고 역사 여행도 할겸 마침 11월부터 중국 비자 면제가 생겨서 하얼빈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비자 면제가 생긴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하얼빈이라는 곳이 인기 관광지는 아니어서 정보를 찾느라 어려움이 많았는데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기도 하고 여행의 추억을 기록하고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여행 후기 요약
1. 좋았던 점
- 사람들이 너무 친절하다 : 종업원 분들도 시민 분들도 다들 너무 친절했습니다. 가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전혀 나쁜 일이 없었고 모든 분들이 외국인인 저희를 배려해서 하나하나 세세하게 알려주고 기다려주셨습니다. 중국 분들이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셨지만 사람들이 친절해서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 음식이 싸고 맛있다 : 둘이 시켜서 반씩 남길만한 양인데도 인당 60~70위안(12,000~14,000원)입니다. 특히 음료는 더 싸서 한 잔에 6~8위안(1,200~1,400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보통 여행지 음식점을 잘 모르다보니 3일 정도 다니면 한번은 그저 그런 곳에 가기 마련인데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습니다.
- 중화풍과 서양풍이 섞여 있다 : 좋은 점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들이 다 1900년대 초반에 러시아 풍으로 지어져서 되게 고풍스럽고 멋집니다. 저도 평소 아시아권에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하얼빈은 서양권과 중화풍이 조화된 느낌을 받아서 굉장히 색달랐습니다.
2. 아쉬웠던 점
- 담배를 엄청 핀다 : 길빵하는 사람이 자주 보이고 화장실에서 다들 담배를 얼마나 피는지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그래서 여기선 화장실에서는 흡연 가능인가 했는데 버젓이 금연 표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신기하게 건물 내에서는 담배 냄새가 하나도 없더라구요.
- 운전이 난폭하다 : 분명 파란 불이 켜진 횡단보도인데 우회선은 기본이고 좌회선도 서슴치 않습니다. 불이 켜지든 말든 보행자는 알아서 피해야 합니다. 신호등이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저희 호텔 근처에 엄청 큰 도로에는 횡단보도만 있고 신호등이 없어서 매번 목숨의 위기를 느껴야 했습니다. 보행자가 있으면 멈출 법도 한데 절대로 멈춰주지 않더라구요.
- 중국 전화번호가 없으면 못가는 곳이 많다 : 중국에서 박물관 같은 곳에 가려면 입장료가 없더라도 앱을 통해서 본인인증을 하고 가야 하는데 중국 번호가 없으면 인증이 안됩니다. 본인인증을 하고 들어가야 하는 곳은 가기 전에 호텔 컨시어지같은 현지인에게 미리 부탁을 해서 입장 QR을 받아놓을 필요가 있습니다.(아니면 사실 다들 너무 친절하셔서 외국인이라고 하면 입장시켜줄 거 같았는데 그런 진상은 피우고 싶지가 않아서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여행 일정
1일차 : 인천 출국 - 하얼빈 도착(밤 9시) - 트립닷컴 공항픽업으로 숙소 이동 - 근처 탐방(편의점)
2일차 : 호텔 근처(아점 식사) - 하얼빈 역 - 안중근의사기념관 - 헤이룽장성 박물관 - 차터 백화점(저녁 식사) - 빙설대세계
3일차 : 중화 바로크 거리(아점 식사) - 스탈린 공원&지우잔 공원(Jiuzhan Park) - 하야오 제6 판화박물관(Harbin Pharmaceutica Sixth Factory Museum of Prints, 앱에서 본인 인증 안되서 못 들어감) - 파크슨 백화점(저녁 식사) - 롱타
4일차 : 홍주안 아침 시장(Hongzhuan Morning Market) - 중앙대가(점심 식사) - 하얼빈 출국 - 인천 도착(저녁 7시)
다른 블로그를 살펴봐도 대체로 하얼빈에서 관광하시는 곳은 저희와 큰 차이가 없는거 같고 이 정도만 하고 돌아와도 못 본게 아쉽다 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3일차의 하야오 제6 판화박물관은 위에 여행 후기에도 있는 거처럼 박물관 입구에서 QR을 찍고 본인인증을 한다음 들어가야 하는데 한국 번호로는 안 되어서 바깥만 구경하다 돌아왔습니다. 😭😭
731 부대를 못 간 거는 너무너무 아쉽긴 한데 3일 전에 예약이 열리는데 중국 번호가 없으면 인증이 안 되어서 한국에서 예약을 하고 갈 수가 없더라구요. 현지인 도움을 받아서 예약하더라도 마지막 날에 다녀와야 하는데, 마지막 날 오전에 추가로 일정을 잡는 거는 어렵다고 판단되어서 깔끔하게 포기했습니다.
항공권, 숙소 등
하얼빈은 국제선이 몇개 없어서 항공권은 크게 고민하실 게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아시아나를 타거나 중국남방항공을 타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저희는 중국남방항공을 이용했는데 2시간 짜리 여정인데도 기내식이 나와서 좋았습니다. 당연하지만 승무원들은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처음 중국어로 말해주실 때 못 알아들으면 친절하게 다시 영어로 말해주니 그때 듣고 대답하면 됩니다.(한국어는 비행기 타시면 기내 방송이나 승무원한테는 들으실 일이 없습니다.)
숙소는 블로그 후기랑 트립닷컴 후기를 종합적으로 참고해서 Ji Hotel (Harbin Central Street, Saint Sophia Cathedral)로 잡았습니다. 한국인들이 여행을 많이 안 가는 곳이다보니 호텔 리뷰들이 없어서 너무 고민되더라구요. 한참 고민하다 잡았는데 잘 잡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호텔은 중앙대가에서 걸어서 10분 정도에 있어서 남는 시간에 놀러갔다오기 좋은 위치입니다. 방은 따뜻하고 깨끗합니다. 방 크기는 트윈 배드 기준으로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고, 객실 내 가구나 이런 게 세월의 흔적이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직원은 영어를 전혀 못하고 번역기를 통해서 소통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워낙 친절하게 대응해주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바일 인터넷은 말톡 e심을 사용했습니다. e심도 하얼빈에 가신 분 후기가 없어서 과연 제대로 될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다른 지역이긴 하지만 후기에서 5G 말고 그냥 4G는 못쓸 정도라고 해서 5G 1기가/일로 해서 구매했는데 여행 내내 짱짱하게 잘 다녔습니다. 카톡도 되고 구글도 되고 나머지도 잘 됩니다.(참고로 중국 통신사는 e심을 지원하지 않아서 e심으로 사는 거는 모두 로밍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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