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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Denmark 🇩🇰

덴마크 여행 : 코펜하겐 근교 프레데릭스보르 성

by 세일린 2026. 9. 1.
Frederiksborg Castle

 

 

이 날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어요. 운이 좋게도 꽤 오랜 기간 덴마크에 체류하면서 비가 오는 날이 많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거기 사람들 말로는 이상기후로 올해 여름은 계속 햇빛이 내려쬐고 더운 날이 많았다고 해요. 저도 최고온도가 27도까지 올라가는 날을 며칠 겪었는데 정말 햇빛이 너무 쌔서 뜨겁더라구요. 그래도 그 며칠을 빼고는 거의 최고온도가 20도 초반이어서 날씨가 너무 좋았습니다.

 

어쨌든 숙소를 힐러뢰드(Hillerød)로 잡아서 바로 근처인 프레데릭스보르 성(Frederiksborg Castle)에 놀러 왔어요. 코펜하겐도 그렇지만 몇몇 주요 관광지들이 저렇게 보수공사를 하고 있더라구요. 사진을 찍으면서 뭔가 미묘하게 아쉬웠어요. 여기는 18세기 왕이 직접 거주하면서 화려하게 지은 궁전인데 지금은 칼스버그 재단에서 구매해서 복원하면서 초상화 박물관으로도 쓰고 있다고 해요.

 

티켓은 125 크로네(약 27,500원)로 관광지 치고는 저렴한 편이에요. 티켓을 사서 들어가면 바로 옛날 기사들이 식사를 했다는 The Rose 방이 나오는데 식사 현장을 재현해 놓지는 않아서 별로 감흥을 못 받았어요. 바로 1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올라가면 정말 미친듯이 화려한 예배당(Chapel)이 나와요.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집니다. 벽이고 천장이고 화려하게 수놓은 장식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벽에는 또 성경의 장면을 표현한 그림이 쭉 있었는데 큰 그림인데도 얼마나 세밀한지 너무 멋있었어요. 아쉽게도 아래로 내려가볼 수는 없는데 오히려 위에서 봐서 그 위엄이 더 잘 느껴진 거 같았어요.

 

자세히 보시면 벽에 방패 같은 것들이 있어요. 이건 덴마크 왕이 수여한 왕실 훈장을 받은 기사단의 방패라고 해요. 옛날에 이 곳에서 왕실 훈장 수여식을 하고 방패를 걸어두었다고 하네요. 지금도 수여하고 방패를 이 곳에 걸어둔다고 하는데 여기서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예배당에서 나와서 방을 건너면 알현실(Audience Chamber)에 도착해요. 이 성은 대화재로 홀랑 불탄 적이 있는데 예배당과 알현실은 화재를 겪지 않고 원형이 오롯이 보존되어 있다고 해요. 가구도 옛날 거를 그대로 갖다놓았다고 하는데 옛날에도 이렇게 화려했다고 하니 그 당시 덴마크 왕의 왕권이 얼마나 강했을 지 상상이 가더라구요.

 

 

이제 1층의 남은 방을 구경했어요. 방마다 저렇게 초상화가 쭉 걸려 있는데 왕이 거주했을 당시에도 걸려있던 것은 아니고 여기가 초상화 박물관이기 때문에 저렇게 많다고 해요. 방마다 다 인테리어가 다른데 컨셉을 알 수는 없지만 하나같이 다 화려했어요.

 

 

그렇게 쭉 방들을 지나서 2층 기사홀(The Great Hall)로 왔어요. 제가 보러 갔을 당시에는 태피스트리 전시가 있어서 방 안이 여러 태피스트리로 전시되어 있었어요. 이 방도 천장과 벽이 너무 정밀하고 아름답게 조각되고 장식되어 있었어요. 태피스트리는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왼쪽 사진 사람과 비교해주세요.) 멀리서 봐도 대단하고 가까이서 보면 또 얼마나 세밀하게 작업되어 있는지 놀랄 지경이었어요.

 

 

방마다 연도가 다르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차이를 잘 모르겠더라구요. 확실히 르네상스까지 가면 조금 칙칙하고 덜 화려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꼭 그렇지도 않은 거 같았어요.

 

 

그렇게 3층에 가면 3층은 20세기 덴마크의 예술 작품을 전시해놓은 전시실이 있어요. 20세기부터 지금까지 약 100년 조금 넘는 세월을 10년 정도 단위로 나눠서 그 시대의 예술 작품을 모아놓은 전시였어요. 시대에 맞춘 주제 의식을 가진 작품들을 보면서 예술 뿐만 아니라 덴마크의 당시 시대상에 대해서 조금 알 거 같았어요. 특히, 나치 점령 하의 레지스탕스나 전후 고도 성장기를 지나면서 지나치게 물질화된 사회 같은 시사를 표현하는 작품은 꽤나 흥미로웠어요. 

 

 

밖으로 나오면 너무도 아름다운 정원이 있어요. 바로크 정원이라고 해서 베르사유 정원처럼 잘 꾸며놓은 작은 정원이 있고, 거기에 또 산책할 수 있는 큰 정원이 있어요. 작은 정원이라고 해도 솔직히 그렇게 작지는 않고 다만 큰 정원이 워낙 커서 비교적 작다는 의미예요. 비 오는 날인데도 너무 좋아서 정원을 한참 걸었어요. 날씨만 더 좋았다면 사진이 기가 막히게 찍혔을텐데 아쉬웠어요.

 

성 안의 화려한 모습도 좋았고 정원을 걷는 것도 너무 좋은 곳이었어요. 여기서 너무 만족해서 그런지 굳이 코펜하겐에 있는 성에 들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추천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