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Financial

연금저축에 대한 생각

세일린 2019. 12. 4. 20:42

2019년도 어느덧 1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쉽지 않은 1년이었지만 그동안 뭘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최근 연말정산을 위해 연금저축을 들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연금저축을 아주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3월에 30만원을 토해내고 나니 살짝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연금저축은 두 종류가 있다. 보험사가 파는 연금저축보험과 증권사가 파는 연금저축펀드다. 은행이 파는 연금저축신탁도 있었지만 가입이 불가능하게 바뀌었다. 원금을 보장해서 수익률이 낮으니 연금의 목적인 노후보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이유인데.. 오히려 위험자산에 투자해서 원금 까먹고 노후 작살나는 사람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증권사와 보험사를 배불리는 것 말고 다른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지 의문이다.

 

어쨋든 연금저축의 구조를 보면 불입 시 불입금액의 16.5%를 세액공제받고, 연금 수령 시 5.5% 연금소득세를 떼게 된다. 중간에 인출하게 되면 16.5% 기타소득세를 떼게 되서 세액공제의 효과는 완전히 사라진다.

 

언뜻 보면 불입 후 연금으로 받을 경우 11% 절세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액공제는 불입금액을 기준으로 받고, 연금소득세는 연금(즉, 불입금 + 수익)을 기준으로 받게 된다. 수익이 생길 때마다 절세효과는 줄어들고, 수익이 원금의 200%을 넘어가면 오히려 세금을 더 내게 된다.(국내 주식펀드인 경우 대부분 수익이 비과세되기 때문이다.) 물론 수익률 200%를 내는 것은 정말 어렵고, 펀드 수수료 등도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또한, 아예 처음부터 과세되는 해외 주식펀드인 경우 무조건 이득이 된다. 사실상 웬만하면 이득이라는 의미다.

 

한편, 연금저축은 5년 이상 계좌를 유지한 다음 55세가 되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게 정말 큰 문제다. 나같은 경우 거의 내가 살아온 만큼 기간동안 돈이 묶이게 된다. 중도인출이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중도인출 사유를 보면 차라리 인출 없이 평탄한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5년 유지도 쉽지 않은데 25년 유지는 정말 알 수가 없다. 자유 적립식인 연금저축펀드를 이용하면 그나마 리스크를 조금 줄일 수 있다.

 

현재 그나마 최선인 연금저축펀드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펀드(미국 S&P 인덱스 추종)를 세액공제 될만큼만 사두려고 생각하고 있다. 연말정산 미리보기를 사용한 결과 150~275만원 정도 투자하면 결정세액을 0에 가깝게 만들 수 있었다. 정확히는 12월 성과금에서 얼마나 원천징수를 떼는지 봐야 알 수 있을듯 하다.

 

40만원 세금을 피하기 위해 275만원을 25년간 묶어놓는 판단이 옳은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글을 올려놓았더라도 실제로 연금저축펀드에 투자할 지도 아직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 그냥 생각을 글로 좀 옮겨 보았다.